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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통캠페인]외국선 「표지판」만 보면 길이 보인다

입력 | 1997-07-24 08:40:00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스트라트포드는 영국 런던 북서부의 소도시. 시속 1백㎞로 차를 몰면 런던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런던에서 승용차 편으로 스트라트포드를 향하면 도심을 벗어나자마자 M40(40번 고속도로) 방향지시판이 눈에 띈다. 이어 네거리나 라운드어바웃(로터리)마다 설치돼 있는 방향지시판을 따라 M40에 들어선 뒤 도로상의 표지판에만 의지해 2시간만에 스트라트포드에 닿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영국의 교통표지판에는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방면(方面)과 주요건물이 표시되지 않고 방면과 함께 각 도로에 부여된 숫자코드가 나타나 있다. 따라서 교통지도에서 「M40」→「A44」(44번 국도)→「B55」(55번 지방도) 하는 식의 도로를 찾아낸 뒤 표지판만 따라가면 순조롭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3단계로 설치돼 있는 분기점 부근의 방향지시판은 안전운행의 버팀목이다. 고속도로에서 국도로 빠져나갈 경우 분기점 1마일(약 1.6㎞) 전방에는 예외 없이 방향예고 표지판이 나타난다. 그뒤 0.5마일 전방에 방향지시판이 다시 나오고 국도로 진입하고 난 직후엔 해당도로의 숫자코드가 적힌 확인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분기점 3백야드(270m) 전방부터는 각각 1∼3개의 사선이 그려진 「카운드다운표지판」 3개가 1백야드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영국 고속도로에서는 차량흐름을 원활히 하는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공사구간 1마일 전방에는 공사구간 공사내용 공사시기 등을 알리는 표지판이 반드시 2개 이상 서 있으며 공사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소통에 지장을 줘 죄송하다」는 사과표지판이 눈에 띈다. 영국의 표지판 전문연구자인 영국교통연구소(TRL) 헬렌 스미스(여)는 『표지판에 관한 민원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날씨나 보수작업에 따른 도로통제 상황을 즉시 보여주는 가변전자표지판이 잘 조작되지 않는 등 운영상의 허점이 지적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처럼 방면과 주요건물 위주의 표지판 체계를 갖고 있는 일본도 교통표지판 관리면에서는 영국 못지 않은 선진국이다. 일본과학경찰연구소 무라다교통부장은 『표지판 관리를 맡고 있는 경찰과 지방정부가 똑같은 지점에 서로 다른 방향표지판을 설치해 혼선을 야기하는 등의 원시적인 문제들은 거의 다 해결됐다』며 『표지판 내용표기도 대도시 주변 간선도로부터 숫자코드 표시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찰청은 표지판 현대화작업의 하나로 10여년 전부터 기존 표지판을 「고휘도 반사표지판」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 표지판은 헤드라이트 불빛을 반사하는 얇은 판을 과거의 철제 표지판에 덧붙인 것으로 반사력이 3배 정도 강화됐다. 설치비가 개당 1만5천엔 정도로 다소 비싸지만 녹슬지 않고 내구연한이 길어 기존 표지판보다 경제적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지역의 표지판은 이미 모두 교체됐다. 일본은 이밖에 △두개 이상의 표지판 역할을 하는 다용도 표지판 △태양전지를 이용, 표지판 식별이 곤란한 밤이나 날씨가 흐릴때 빛을 내도록 만든 발광표지판 △기둥 밑부분에 스프링을 넣어 차량충돌에 의한 차체와 표지판의 손상을 줄이는 완충표지판 등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런던·도쿄〓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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