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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조난 대학생 구해낸 山사나이

입력 | 1997-07-18 08:49:00


전문 산악인의 「살신성인(殺身成仁)정신」이 폭우로 조난을 당한 대학생 4명의 목숨을 건졌다.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치밭목산장 관리인 閔炳泰(민병태·45)씨가 부산 고신대생 4명의 조난 소식을 접한 것은 15일 밤9시반경. 김지훈씨(23) 등 3명이 쏟아지는 빗속에 산장에 올라와 민씨에게 『일행 중 4명이 발목부상으로 조난당했다』고 신고한 것. 이들은 15일 오후2시경 3박4일의 일정으로 지리산을 종주하기 위해 산청군 삼장면 유평마을을 출발, 치밭목산장을 향해 오르다 경험부족과 악천후 등으로 고립됐다. 민씨는 즉각 산청 119구조대에 신고한 뒤 김씨 등이 올라온 코스를 되밟아 내려갔다. 당시 지리산 일대에는 천둥 번개속에 폭우가 쏟아졌으며 짙은 안개로 한치앞을 분별하기 힘들었다. 1시간여 조난 대학생을 찾아 헤맨 민씨는 밤11시경 산장에서 1.5㎞정도 못미친 지점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고립돼 있던 서민정씨(21) 등 남녀대학생 4명을 발견, 바위밑에 비를 피한 채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민씨는 학생들을 인솔, 장단계곡을 따라 하산해 이날 오후 6시반경 가족들에게 인계한 뒤 곧장 자신의 「삶터」인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86년 치밭목산장에 들어간 민씨는 그동안 1백여명의 조난자를 구했다. 내달 14일부터 48일간 히말라야의 케다르나스봉(해발 6,967m)을 등정하는 「97 한국 마차푸차레산악회 케다르나스 원정대」의 대장을 맡은 전문 산악인이다. 〈산청〓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