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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밤거리 지킨 「택시특공대」

입력 | 1997-06-28 20:19:00


28일 오전 3시50분경 경기 안양시 국립식품검역소앞 대로변. 삼보운수 소속 吳炳旭(오병욱·51)씨는 10대 3명이 길가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 핸드백을 빼앗아 달아나던 장면을 목격했다. 오씨는 즉각 무전을 통해 동료 택시기사들에게 『스포츠머리의 청년들이 20대 여자의 핸드백을 빼앗아 서울8처 19××호 청색타우너를 타고 도망치고 있다』고 연락했다. 이때부터 시내에서 영업중이던 콜택시 46대중 30여대가 함께 추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새벽 안양시내 도로 곳곳에는 비상등을 켜고 질주하는 택시들로 물결을 이뤘다. 오씨는 골목길로 달아나던 범인들을 쫓아갔으나 산본시장 부근에서 놓쳤다. 그는 끈질기게 추격에 나선 끝에 20분후 다시 범인들이 탄 차를 찾아냈다. 범인들은 인도 위로 내달리면서 추격을 막기 위해 물건을 마구 던지고 있었다. 택시기사들은 무선연락을 통해 범인들의 도주예상 진로를 차단했다. 이날 오전 4시반경 군포시 도장터널 앞 1백50m 지점에서 10여대의 택시가 터널 입구를 막았다. 이 터널을 지나려던 범인들은 타우너를 되돌려 달아나려 했으나 반대 방향에도 택시 2대가 버티고 서 있었다. 택시기사들이 도주차량을 양쪽에서 압박하기 시작하자 타우너는 중심을 잃고 전복했다. 택시기사들은 현장에서 황모군(19·무직) 등 범인 2명을 붙잡았으나 타우너를 운전했던 한명은 놓쳤다. 이날 오전 6시경 안양시 관양2동 삼보운수의 사무실. 오씨 등 택시기사 30여명은 숨가쁜 추격전 끝에 범인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긴 뒤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눴지만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동료기사와 승객이 다치고 택시 몇대가 완전 파손되거나 약간씩 부서졌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도 『치료비와 폐차 및 수리에 쓸 비용을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포〓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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