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정부의 금융개혁안에 반발, 중앙은행제도와 금융감독체계에 대한 독자적인 한은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26일 한은 비상대책회의가 직원일동 명의로 발표한 한은법 개정안은 △감독기구를 통합하지 않고 △현행대로 일반은행에 대한 감독 검사기능은 한은에 맡기며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한은의 내부기구로 두면서 총재가 금통위장을 겸임하고 △감독기관간 업무 협조를 위해 「협의기구」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 물가목표제 및 재정경제원장관의 금통위 의안제안권 및 한은 예산승인권한 등 정부최종안에 들어있던 것은 삭제했다. 李成太(이성태)한은 기획부장은 『물가목표제는 물가안정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금통위원의 신분상 불안을 조장, 중앙은행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현저히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은은 정부의 금융개혁안을 「중앙은행 말살음모」로 규정하고 그동안 총재퇴진 서명운동, 직원비상총회 개최 등 조직적인 반발을 보여왔는데 이번 독자안 확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對)국민홍보 및 국회로비 입법청원에 나설 계획이어서 정부와의 마찰이 커질 전망이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