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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하던 날씨가 갑자기 무더워지기 시작한 15일 오후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의 한 허름한 창고. 한국인 감독 진원석씨(29)의 데뷔작 「Too Tired To Die」의 촬영현장인 이 곳에서 金城武(금성무)를 만났다. 「중경삼림」 「타락천사」등 왕가위감독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그늘지고 어두운, 무기력하면서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이 시대 청년의 모습을 보여준 배우. 예쁘장한 용모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소녀팬들의 폭발적 인기를 끄는 인물이다. 드림 서치가 제작하는 「Too Tired To Die」는 하릴없이 무위도식하던 청년 켄지가 어느날 죽음의 천사를 만나 생이 12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는데서 시작되는 블랙코미디다. 김혜수가 금성무의 상대역으로 뽑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인공 켄지역을 맡은 금성무는 청바지에 푸른 남방차림으로 실내장면을 촬영하다가 점심식사 후의 나른한 틈을 타서 기자를 맞았다. 건강미가 넘치는 구릿빛 얼굴이 매력적인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은 채 대화를 즐겁게 이끌었다. ―한국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주인공 켄지역이 미국에서 사는 일본 청년인 점과 「중경삼림」에서의 연기를 고려한 제작진이 출연을 제의해왔다. 대본을 읽고 독특하다는 인상을 받아 곧바로 응했다』 일본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홍콩과 대만을 오가며 살지만 국적은 일본이라고 했다. ―영화촬영은 어디까지 진행됐나. 『촬영시작에 맞춰 2주전에 뉴욕에 왔다. 현재 20%정도 찍었으며 다음달 말에 촬영을 끝내고 연말에 개봉될 예정이다. 한국감독과는 첫 작업인데 무척 즐겁고 유쾌하다』 ―함께 공연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다. 김혜수, 95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탔던 미라 소르비노와의 촬영은 다음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이다』 ―김혜수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한국의 인기배우라고 알고 있다. 가무잡잡한 피부빛을 보고 귀엽다는 느낌을 받았다』 귀엽다는 말을 듣고 『김혜수의 나이가 얼마쯤으로 보이는지』라고 물었더니 자기보다 적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몇살이냐』고 물었더니 『스물둘』이라고 씩씩하게 답한다. 김혜수는 스물일곱. ―한국에 와본 적이 있는가. 『지난해초 「모험왕」의 홍보를 위해 다녀왔다. 하루밖에 머무르지 못해 아쉬웠다. 「중경삼림」 「타락천사」에 대한 한국팬들의 관심이 높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무척 고마웠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 영화는 미국 등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봉되는 영화다.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감독의 역량이 뛰어나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 작품에 전력투구한 뒤 할리우드로 진출하고 싶다』 〈뉴욕〓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