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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낯 후끈한 여당의 대변인논평

입력 | 1997-06-15 19:54:00


▼정당대변인은 그 정당의 입이다. 말 한마디로 사람의 인품을 짐작할 수 있듯이 정당 대변인의 논평에는 그 당의 품격까지 나타난다. 아무리 잘 차려 입고 외모가 준수한 사람이라도 저질스런 얘기를 자꾸 입에 담으면 그 사람 자체가 저질로 보이는 이치와 같다. 때문에 공당(公黨)의 대변인은 말 한마디 고르는 데도 각고(刻苦)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판을 보면 대변인들의 논평이라는 게 수준 이하의 코미디 대사 같을 때가 많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그것도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단어를 아무렇게나 내쏟는다.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이나 정치의 여유와 멋이 풍기는 유머 기지는 찾아 볼 수 없다. 독설도 하기에 따라서는 애교로 보일 수 있지만 요즘 우리 정당 대변인들의 논평은 한마디로 인격과 교양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낯 뜨겁다 ▼신한국당 金榮百(김영백)부대변인이 국민회의 秋美愛(추미애)의원의 수석부대변인 기용문제를 놓고 『金大中(김대중)총재가 쇠잔한 기를 여성의 젊은 기로 보충하려는 뜻…』 운운한 것은 도대체 제정신으로 한 말인지 의심스럽다. 정치판을 무슨 음담패설이나 주고 받는 난장판쯤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개인의 인격 모독을 넘어 정치를 완전히 희화로 만들고도 공당의 부대변인이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정치의 질을 어디까지 끌어 내리겠다는 것인가 ▼대선날짜가 가까워 질수록 어떻게 하든 상대방을 흠집내고 보자는 저질 공방은 더해질 것이다. 그런 저질 말싸움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착각이다. 구태의연한 흑색정치는 이제 발 붙이지 못하게 해야한다. 우선 당의 목소리부터 가다듬어야 국민의 신뢰를 받고 시선을 모을 수 있다. 자격미달 대변인은 결국 자기당 얼굴만 흠집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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