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선예비주자」로 분류돼 온 신한국당의 金潤煥(김윤환)고문이 사실 「위장주자」였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었다. 김고문은 신한국당 경선관리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는 3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해온 「대선예비주자」와 「위장주자」사이의 줄타기 게임을 공식적으로 끝낼 모양이다. 그는 대선출마보다는 「킹 메이커」의 역할을 택한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그의 「세번째 킹메이커」역할까지도 위협받고 있다는 게 당주변의 관측이다. 李壽成(이수성)고문이 「진짜 TK」임을 내세우며 세몰이에 나서고 李漢東(이한동)고문에 이어 崔秉烈(최병렬)의원까지 대선예비주자군에 합류하는 바람에 민정계가 분할되고 있을 뿐 아니라 朴泰俊(박태준)전 포철회장의 정계복귀로 虛舟(허주)의 입지가 급격히 어려워지고 있는 외양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朴熺太(박희태)원내총무 辛卿植(신경식)정무장관 張永喆(장영철)의원 등 대표적인 허주계로 알려져온 중진들조차 요즘 들어선 기자들에게 허주와의 「인간적 관계」와 「정치적 관계」를 분리해달라고 공공연히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주중으로 예정된 민정계 단합모임에서 「허주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허주는 또 범(汎)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와의 「정권재창출 협상」도 생각하는 눈치였으나 정발협이 徐淸源(서청원)―姜三載(강삼재)체제로 운영되면서 그나마 기대난망이다. 두 사람은 공공연하게 허주를 「정치기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허주는 역대 정권을 넘나들어온 관록의 정치인. 불출마 선언 이후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