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레이온의 직업병환자들이 피해보상금을 모아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을 세웠다. 이번 병원 설립에 참가한 원진레이온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6백60명. 이들은 민사보상금과 재해위로금으로 받은 돈 가운데 1%씩을 내 3억원을 조성했다. 이들은 기금 마련 9년만인 지난 19일 경기 구리시 수택동 한성빌딩 4층에 병원 문을 열고 「원진의원」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원진의원은 일반내과 외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등 4개 진료과목을 두고 있지만 의사는 내과전문의인 원장 南相敏(남상민·33)씨 한명뿐이다. 간호사 4명과 물리치료사 1명이 근무하고 있어 일손이 크게 모자라는 형편. 병상도 모두 6개에 지나지 않는다. 병원 설립은 지난 91년 1월 이황화탄소 중독 근로자였던 金峯煥(김봉환·당시 53세)씨의 사망이 계기가 됐다. 「원진직업병노동자 대책위원회」 朴寅道(박인도·40)부위원장은 『원진직업병환자 수를 감안할 때 1백병상 규모의 진료기관 설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구리〓권이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