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명석
광고 로드중
스포츠에서 「허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드필드 싸움이 승패를 가름하는 현대 축구가 그렇고 페어웨이샷이 정확해야 할 골프가 그렇다. 야구도 마찬가지. 아무리 뛰어난 선발―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팀이라도 중간계투가 변변치 못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LG 차명석. 92년부터 지난해까지 거둔 승리가 고작 14승이었던 그가 22일 현재 6승1패3세이브로 다승 공동선두에 올라 있다. 올시즌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라면 제구력. 지난해 들쭉날쭉한 볼컨드롤 때문에 믿고 기용할 수 없었던 그가 이제 마음먹은 곳에 정확히 볼을 뿌리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 31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허용했지만 올해는 21경기에서 단 1개의 홈런도 맞지 않았다. 이는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과 두뇌 피칭의 결과. 요즘은 「빛나는 조연」 차명석으로 인해 「특급 마무리」 이상훈조차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쌍방울 김현욱. 싱커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그는 올시즌 중간계투로만 6승을 올렸다. 김현욱은 선발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경기엔 투수력을 총동원하는 「벌떼 작전」의 덕을 봤지만 무엇보다 구위가 부쩍 좋아졌다. 그의 원래 투구스타일은 오버핸드. 한양대 시절 사이드암으로 투구폼을 바꾼 뒤 93년 삼성에 입단했으나 1승도 건지지 못하고 95년 쌍방울로 쫓겨났다. 그러나 지난해 김성근감독 밑에서 중간계투로 4승을 거뒀으며 혹독한 동계훈련을 거친 올해는 쌍방울의 에이스로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2일 9개월만에 선발로 나서 승리를 따낸 OB 강길룡. 스피드는 별볼 일 없지만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제구력이 뛰어난 그는 OB의 든든한 허리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