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사상 최초의 신소설로 인정돼온 李人稙(이인직)의 「혈의 누」에 앞서는 신소설 「일념홍(一捻紅)」의 전문이 발견됐다. 서울대 국문학과 權寧珉(권영민)교수는 21일 자신이 미국 버클리대 동양학도서관 아사미 문고에서 찾아낸 「일념홍」의 전문을 공개했다. 「일념홍」은 필명이 一鶴散人(일학산인)인 작가에 의해 쓰여진 국한문 혼용체 소설. 「혈의 누」가 1906년 만세보에 연재되기 6개월전인 같은 해 1월부터 대한일보에 한달간 연재됐다. 그간 「일념홍」의 존재는 국문학계에 보고되기는 했지만 대한일보의 낙장, 분실로 전모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은 구한말 미모의 여인 일념홍이 부모를 잃고 기생으로 전락했으나 일본인의 도움으로 영국 일본에 유학, 개화여성이 된 후 귀국하여 계몽운동을 전개한다는 내용이다. 그에게 연정을 느낀 청년이 일본육사에 유학, 개화운동에 나서기도 한다. 권교수는 『이같은 내용은 「혈의 누」의 옥련, 구완서, 일본인 조력자의 인물설정과 상당부분 흡사하며 안국선이 뒷날 쓴 「기생」과는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개화기소설에 정통한 서강대 이재선교수는 『「일념홍」은 현재 수집된 자료 가운데 가장 앞서는 신소설』이라며 『이 소설의 근대적 작품성과 중국, 일본 개화기소설로부터 받은 영향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