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저녁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단원들은 대부분 음악 비전공자인 미국 예일대학생들. 그러나 맑고도 깊게 떠오르는 금관의 화음과 용솟음치듯 박력있게 흐르는 현의 질감은 미국의 중상급 관현악단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단원 전부가 음대 상위권에 해당하는 실력의 소유자입니다. 전인교육을 통해 성장한 영재들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지휘자 함신익씨(39). 비교적 젊은 나이에 예일대 음대 교수와 그린베이, 에벌린 오케스트라 등 중견 관현악단의 상임지휘자를 겸하고 있다. 그는 군제대후인 81년 아무런 음악관련 졸업장도 갖지 않은 채 미국에 도착했다. 어렵게 라이스대 음대에 입학한 그는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지휘로 전공을 바꿔 음대를 졸업한 뒤 이스트만대의 박사과정에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고 진학했다. 이때 「깁스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하루 15분밖에 지휘실습을 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내손으로 악단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단 15명의 실내악단으로 시작했지요』 악단은 높은 연주력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85명에 이르는 4관편성의 관현악단으로 발전했다. 그는 91년 폴란드의 권위있는 지휘콩쿠르인 피텔베르크 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당시 순위로는 2등이었지만 6개의 특별상을 휩쓸었고 이후 많은 오케스트라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 밀브룩 오케스트라 등을 거치며 그의 음악은 한층 완숙해졌다. 95년엔 2백50대 1의 경쟁을 뚫고 예일대음대교수가 됐다. 『지위나 자리에 대한 목표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목표는 더 나은 음악뿐이죠』 그는 지휘를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했다 『지휘는 레슨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되도록 많은 실습경험을 해야 합니다. 자기 특유의 소리를 발견하고 작품의 내면적 요소들을 철저히 소화해야지요. 지휘과정의 대부분은 자신이 「느낌」을 갖는 과정입니다』 〈유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