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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389)

입력 | 1997-05-21 08:07:00


제8화 신바드의 모험 〈42〉 「뱃사람 신바드」라고 말하는 선장의 말에 나는 귀가 번쩍 뜨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건 바로 나의 이름이었으니까요. 선장은 서기를 상대로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에 따르면 뱃사람 신바드는 우리가 루흐섬에서 잠시 휴식하는 사이에 행방불명이 되었다고들 해. 이제부터 나는 이 나그네한테 그 상인의 물건을 팔게 할 작정이야. 팔린 값의 일부는 수고비로 지불하고 나머지 돈과 남은 물건은 내가 보관하겠네. 바그다드로 돌아간 뒤 임자가 나타나면 본인에게 돌려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의 유가족에게 돌려줄 거야』 듣고 있던 서기가 말했습니다. 『거 정말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듣고 있던 나는 처음 한동안 어리둥절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곧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구렁이 섬에서 나를 구출해준 이 배는 그러니까, 이미 오래 전 내가 두번째 항해를 떠날 때 탔던 배였습니다. 나무 그늘에 잠들어 있는 나를 혼자 버려둔 채 떠나버린 바로 그 배였던 것입니다. 그후로도 이 배는 오랜 항해를 계속한 끝에 이제서야 바그다드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입니다.(여기서 뱃사람 신바드는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손님 중 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제 내가 나의 두번째 항해 이야기를 들려드렸을 때 당신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지요? 나를 무인도에 혼자 남겨둔 채 떠나버린 배는 그후 어떻게 되었는가, 두번째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내가 그뒤 그 선장을 다시 만나보았는가, 그리고 그 배에 실려 있던 내 짐은 어떻게 되었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의 질문에 대하여 내일 대답해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지요?(주인이 이렇게 말하자 어제 질문을 했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손님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러니까 당신의 어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제 나온 셈입니다. 나를 혼자 남겨둔 채 떠나버렸던 그 배를 나는 세번째 항해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선장에 의하여 나는 구렁이 섬에서 구출된 것입니다. 그때 잃어버렸던 나의 짐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세번째 항해 끝에 나는 되찾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그 기이한 인연에 마음 속으로 경이감을 느끼며 말했습니다. 『선장님, 당신은 방금 뱃사람 신바드라는 사람의 짐을 저에게 맡겼습니다만, 그 사나이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아십니까?』 그러자 선장은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바그다드 태생의 상인이라는 것밖에 나는 별로 아는 게 없어. 보다시피 이 배에는 여러 상인들이 타고 있으니까. 게다가 그 사람이 행방불명이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벌써 오래 전일이니까 나는 이제 그의 얼굴도 잘 기억해 낼 수가 없는 실정이야』 그때서야 나는 큰소리로 외치며 말했습니다. 『선장님, 부디 당신께 알라의 가호가 있으시기를! 당신은 믿어지지 않겠지만 당신이 말하는 뱃사람 신바드는 지금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 제가 바로 그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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