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 95년 생명표 남자 나이 서른여섯, 여자 나이 서른아홉.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야 할 날들이 같은 인생의 한복판에 위치한 나이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95년 생명표에 따르면 36세 남자는 앞으로 35년11개월, 39세 여자는 40년 남짓을 더 살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표는 같은 날 태어난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 소멸할지를 예측하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미래」에 관한 보고서다. 출생자 사망자수 사망원인 사망률 등을 기초로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이 연령별로 몇년이나 더 살 것인지를 예측하는 자료는 보험요율 책정, 인명피해 보상비, 정년결정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부부가 백년해로 하려면〓부부가 같은 해에 세상을 뜨려면 결혼하는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여성이 7∼9세 연상이어야 한다. 예컨대 27세의 남자가 앞으로 더 살 수 있는 기대수명은 44.3세로 기대수명이 비슷한 배필은 7세 연상인 34세의 여성. 만일 30세 남자가 25세 여자와 결혼한다면 부인은 남편을 사별한 뒤 17년 동안을 미망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사망원인〓우리나라 사람들의 수명을 단축하는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고혈압 심장병 등 순환기계 질환과 각종 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사망원인별 사망수준이 유지된다면 95년에 출생한 여자아이들이 고혈압 심장병 등 순환기계 질환으로 숨질 확률은 3명 중 1명꼴(31.7%), 남자아이는 4명 중 1명꼴(26.3%)로 나타나 순환기계 질병으로 숨질 확률은 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자가 22.2%, 여자는 12.7%로 암은 남자에게 더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질병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차차 높아져 남자의 경우 40대에서 암으로 숨질 확률이 23.1%로 전생애에 걸쳐 가장 높은 것으로 예측돼 암 조기검진 등 적극적인 예방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여자는 55∼65세 동안 순환기계 질환으로 숨질 가능성이 32.7∼3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0∼20세까지가 1.2∼1.4%였으며 30세를 초과하면 1% 미만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질병과 사고가 없다면〓95년에 출생한 아이들은 순환기계 질환을 앓지 않으면 평균수명이 4.1년 늘고 암에 걸리지 않으면 3.8년, 교통사고 자살 등 각종사고를 피하면 2.7년을 더 살 수 있다. 특히 30,40대 남성은 암에 걸리지 않으면 5년 이상 더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80세까지 산다면〓남자의 경우 동년배 4명 중 1명, 여자의 경우 10명 중 5명이 살아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나이의 친구 중 살아있는 사람과 숨진 사람의 수가 같아지는 나이(중위수명)는 남자가 73세, 여자가 80세. 지난 70년의 중위수명인 남자 66세, 여자 73세에 비해 7세가량 늘어났으며 노령인구의 급속한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사망원인별 사망확률 국제비교〓경제협력개발기구(OECD)소속 20개국과 비교할 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확률은 5.0%로 1∼2%에 머문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순환기계 질환으로 숨질 확률은 26.3%로 20개국 중 가장 낮았으나 그중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15.3%로 3위를 기록, 뇌졸중 등 일부 순환기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선진국 수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