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현철스토리」라고도 불리는 대통령의 둘째아들 김현철씨와 관련된 무성한 얘기를 보고 듣노라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런데 또 국민을 실망시킨 일이 있으니 바로 경실련의 박경식씨 비디오테이프 공개다. 89년에 설립된 경실련은 국회와 정부 대통령에게까지 직격탄을 쏘는 민간인들의 사회운동 단체이기에 사회의 어느 단체나 기관보다도 국민의 신임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김현철씨 의혹사건에 대해서는 검찰 다음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었으니 지금까지의 공이 허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김현철씨의 전화통화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를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 그 내용을 숨기려 했는지가 중요하다. 사회 각분야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지적하는 시민단체가 왜 국가 고위 간부의 임명에 개입한 흔적이 있는 비디오테이프를 폐기하려고 했을까. 경실련은 이에 대한 명백한 해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앞으로 경실련의 활동은 제약을 받게 되고 국민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게 될 것이다. 테이프를 감추려한 의도가 한개인의 생각이었길 바라지만 이미 밝혀진 내용만 보아도 경실련의 의도적 은폐기도가 명백한 듯하다. 경실련은 아무쪼록 출발할 때의 참신한 모습을 유지,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기 바란다. 심진만(서울 성북구 삼선동3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