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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영화]인간-짐승의 유전자결합 「…DNA」

입력 | 1997-03-06 07:42:00


[박원재 기자] 유전자 결합을 통해 복제 양(羊)이 만들어지는 시대. 복제인간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게 됐다. 8일개봉되는 「닥터모로의DNA」(존 프랑켄하이머 감독) 제작진은 현대 유전공학의 진보를 일찌감치 영화적 상상력의 모티브로 삼았다. 이 영화에서 사용된 기법은 인간과 짐승의 유전자 결합. 반인(半人) 반수(半獸)의 「비스트 맨」(Beast Man)이 탄생했다. 실험에 쓰인 유전자의 종류에 따라 각각 인간과 원숭이, 인간과 사자, 인간과 개의 형상을 갖춘 「짐승인간」이 선보이게 된다. 무대는 남태평양 외딴 섬. 새로운 생물체 창조에 집착하는 모로박사(말론 브랜도)와 그를 추종하는 과학자 몽고메리(발 킬머)는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80여종의 비스트 맨을 거느리면서 지배자로 군림한다. 모로박사의 작은 왕국은 비행기 추락사고로 표류하던 이방인 더글러스(데이빗 슐리스)가 섬에 상륙하면서 붕괴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모로박사의 음모를 깨달은 비스트 맨들이 무장반란을 일으키면서 온전한 인간과 반쪽 인간간의 색다른 생존투쟁이 벌어지는데…. 전체적으로 음울한 분위기지만 할리우드의 첨단 테크닉이 창조한 비스트 맨의 형상은 그다지 기괴해 보이지 않는다. 인간성(人間性)과 야수성(野獸性)이라는 상반된 본성으로 고통받아 온 비스트 맨의 운명 탓인지 이들의 외모는 일말의 연민마저 자아낸다. 그러나 극적 치밀성은 다소 처지는 인상. 독재체제를 구축해 온 모로와 몽고메리가 짐승인간의 기습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바람에 스릴러물의 긴박감을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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