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기자] 趙淳(조순)서울시장이 19일 현 정부와 정치권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시정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해온 조시장이 이례적으로 정치 경제 행정 전 분야에 걸쳐 비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시장은 특강내용과 관련, 『입장의 변화나 정치적인 동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현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원리적인 차원에서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조시장의 「국제경쟁과 지방자치」 특강 요지. 현재 정치 경제 기업경영 금융 교육 등 나라의 모든 부문에 걸쳐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선 정치가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주의라는 괴물이 정당을 유지시키는 큰 힘이 되고 있으니 정치의 생산성은 바닥을 헤맬 수밖에 없다. 행정에서도 생산성 저하현상이 뚜렷하다. 최근 경제당국이 경쟁력 10% 향상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70년대에 많이 볼 수 있었던 수요측면의 정책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경쟁력과 그리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시대는 개방과 법치, 자유화 및 자율화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 정부의 정책구상이나 민간의 경제운영에 있어 개발연대의 관념과 관행이 그대로 온존, 시대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우선 돈 안드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 한보부도사태에 대해 지금까지는 뇌물의 수수에 관심이 쏠려왔으나 중요한 문제는 앞으로 이 기업을 어떻게 하느냐다. 한 나라의 기간산업은 국제경쟁을 이겨내는 산업이다. 그 산업은 시장(市場)이 발견하는 것이지 정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