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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카드 계산서를 찾아라』…뇌물수사 1급단서로 각광

입력 | 1997-02-15 20:18:00


날로 교묘해지는 뇌물수수범죄의 수사단서와 증거로 카드계산서가 이용되고 있다. 이번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 수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최근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이 정치인 은행장 등과 대부분 호텔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면서 뇌물을 건넨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정총회장이 이용한 카드계산서 등에서 뇌물수수의 보강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검찰이 이렇게 카드계산서 등을 추적하는 이유는 현재 검찰이 확보한 뇌물수수의 증거가 쌍방의 자백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어 법정에서 오리발을 내밀 경우 혐의 입증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또 예전과는 달리 뇌물이 수표가 아닌 현찰로 오가면서 뇌물수수 혐의를 뒷받침할 주요증거였던 수표추적이 사실상 무의미해진데다 예금계좌 추적을 통해 뇌물로 쓰인 현찰의 흐름을 찾으려면 적어도 3,4개월이상이 필요해 검찰은 여기에는 당장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따라서 검찰은 뇌물수수의 보강증거로 뇌물을 주고 받은 장소에 이들이 있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카드계산서를 쫓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현재 서울 하얏트 프라자 롯데호텔에서 정총회장이 뇌물을 건넨 시기의 카드계산서 등 자료일체를 건네받아 추적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李養鎬(이양호)전국방장관의 뇌물수사때도 카드계산서를 추적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수사초기 이전장관은 權炳浩(권병호)씨가 경전투헬기 사업과 관련, 95년 4월5일 1억5천만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주장한 장소인 서울 타워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극력 부인했었다. 검찰은 권씨의 진술을 토대로 타워호텔 일식당에서 95년 4,5월 2개월간의 카드계산서를 확보한 뒤 그 중에서 이전장관과 권씨가 만나 사용한 카드계산서를 찾아냈다. 검찰은 이 계산서를 바탕으로 이전장관을 추궁했으며 결국 이전장관의 시인을 얻어내 수사진전의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었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증거확보 노력이 이번에는 그다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얏트 호텔의 경우 정총회장이 3백여일 이상 장기예약하면서 이용대금을 한꺼번에 몰아서 계산했기 때문에 이전장관의 경우처럼 만난 장소와 일시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정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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