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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사태/검찰수사 스케치]『정재철의원 후원자도 수사』

입력 | 1997-02-10 20:08:00


[徐廷輔·金泓中·曺源杓·李浩甲 기자]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10일 정오경 신한국당 鄭在哲(정재철)의원을 소환하면서 전현직 은행장들의 출두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봉쇄. 이날 대검청사 주변에는 사진기자와 TV카메라기자 등 40여명이 진을 치고 출입차량을 일일이 확인했으나 정의원의 출두를 목격하는데는 실패. 특히 각 언론사 취재기자 10여명은 눈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출입구인 청사 정문 앞을 지키고 있었는데도 현장에서 소환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의문. ○…10일 오후 1시58분경 승용차편으로 대검찰청에 출두한 신한국당 洪仁吉(홍인길)의원은 차에서 내린 뒤 취재진에게 『수고하십니다』라고 말한 뒤 사진촬영을 위해 약10초동안 포즈. 홍의원은 『鄭泰守(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 『세간의 의혹에 대해 해명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직행. ○…崔炳國(최병국)대검 중수부장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전 8시35분경 출근해 수사팀과 함께 수사대책회의를 가진 뒤 곧바로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실로 올라가 수사상황을 보고. 이날 보고가 평소보다 20분이나 긴 30여분 동안 이뤄진 것과 관련, 정치권 사정이라는 중대사안을 놓고 검찰수뇌부와 수사방향과 범위에 대한 의견조율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무성. ○…10일 검찰에 정식 소환된 한보그룹 鄭譜根(정보근)회장은 부자(父子)가 함께 조사를 받게 된 때문인지 무척 침울한 표정. 이날 오후 4시경 검은색 아카디아 승용차를 타고 대검청사 현관에 도착한 정회장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묵묵부답. ○…검찰은 수사상황이 언론에 유출되는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검찰내부에서 정보가 흘러나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 최중수부장은 『정보의 출처가 어디냐』는 질문에 『내가 보고를 받지도 않은 사실이 왜 자꾸 언론에 등장하는지 모르겠다』며 『추측성 기사가 우연히 맞아 떨어진 오비이락(烏飛梨落)일 뿐』이라고 주장. ○…검찰총장 대검중수부장 등 검찰의 5대요직을 모두 PK(부산경남)가 차지하고 있는 검찰이 3당합당 이전부터 민주계 실세와 긴밀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신한국당 정재철의원을 은행장에게 외압을 넣은 인사로 지목, 전격소환하자 검찰내부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PK목장의 혈투」가 시작됐다』는 분위기. 한 검찰관계자는 『정의원은 3당합당 이전 재무부 고위관리로 재직하면서도 당시 야당이던 민주계 핵심인물과 깊은 인연을 맺은 몇 안되는 공직자로 분류되는 민주계의 숨은 실세』라며 『정의원의 소환조사는 검찰의 사정 칼날이 민주계 실세에까지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 그는 또 『민주계 실세중 정의원의 후원자 역할을 한 인물 등에 대해서도 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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