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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의료공백 해법 없는 ‘尹 13분 입장문’

불통-의료공백 해법 없는 ‘尹 13분 입장문’

Posted April. 17, 2024 08:32,   

Updated April. 17, 20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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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4·10총선 참패 결과에 대해 “올바른 국정 방향을 잡고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이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참패 6일 만에 나온 윤 대통령 입장에는 미래를 위한 국정 방향 설정이 옳았음에도 현재의 국민이 체감할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자성이 담겼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에 대한 추진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야당과의 협치, 영수회담 등에 대한 진전된 입장은 포함되지 않아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국민 눈높이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총선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아무리 국정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 해도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마약과 같은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는 게 바로 정부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펼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거대 야당과의 소통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은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관련한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비공개 발언에서는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얼마나, 어떻게 잘할지가 국민으로부터 회초리를 맞으며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점”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고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당선인들 사이에서도 “총선 민의를 수용하기엔 부족하다”, “국민 눈높이에서 보기에 아쉽다”, “아직도 ‘뭘 잘못했냐’는 인식인 것 같다”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지금까지처럼 ‘용산 주도의 불통식 정치’로 일관하겠다는 독선적 선언”이라며 “불통의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 대신 방향은 옳았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맹폭했다.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하면서 야당을 국정 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라는 총선 민의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며 “몰라봬서 죄송하다고 국민이 외려 사과해야 하나 보다. 윤 대통령만 민심을 모른다”고 날을 세웠다.


장관석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