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방역과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위드(with) 코로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위드 코로나 전환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가 크고 작은 오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의 설명을 통해 위드 코로나를 둘러싼 궁금증을 차례로 정리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가 일시에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례로 11월 초부터 마스크나 모임 제한이 없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전문가와 방역당국은 “그럴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방역을 완화해도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비상 대응 체제’로 거리 두기 체계 자체는 일부 남겨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거리 두기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확진자 규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급격한 방역 완화 기대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거리 두기 장기화로 피로감이 커지면서 일시에 이뤄지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은) 예방 접종이 확대되고 입원율과 중증화율, 사망률이 떨어질 때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가 방역 긴장감 완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단계적 일상 회복’ 등의 용어를 쓰고 있다.
마스크 벗기를 염원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 시기 역시 빨리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실내 마스크 착용은 제일 마지막까지, 더 안전해질 때까지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확진자 대신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만 관리하자는 얘기다. 이에 대해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가 늘면 그 가운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함께 늘 수밖에 없다”며 “확진자 수를 줄이려는 노력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처럼 매일 신규 확진자 수를 ‘생중계’하는 방식은 고민해 보자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계속 발표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데 정부는 뭘 하느냐’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중환자나 사망자 수는 매일 발표하고 확진자 수는 일주일에 한 번만 발표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10월 말부터 위드 코로나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9월 방역 상황이 적정하게 안정화될 때’를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이달 초중고교 개학과 대학 개강, 추석 연휴 등이 포함되는 만큼 앞으로 한 달 동안이 위드 코로나 전환의 중요한 고비라는 얘기다
김소영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