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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절규에도 촬영만…중화재 현장 동영상 파문

“살려달라” 절규에도 촬영만…중화재 현장 동영상 파문

Posted April. 18, 2016 07:36,   

Updated April. 18, 201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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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길을 피해 창문 밖으로 탈출하려다 방범용 창살 사이에 끼여 결국 불에 타 숨지는 광경을 42초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중국 대륙이 공분하고 있다. 현장을 촬영한 사람은 “살려 달라”는 반복된 외침에도 끝까지 촬영에만 집중했다.

 17일 홍콩 밍(明)보, 파즈(法制)만보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경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시 화두(花都) 구 신화(新華) 가의 한 5층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30대 리(李)모 씨가 불길을 피해 창문 쪽으로 도망쳤지만 방범용 창살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발버둥쳤다. 이 남성은 “살려 달라”고 절규했지만 결국 숨졌다.

 사람이 불에 타 죽는 비극적인 장면은 화재가 난 주택의 건너편에서 촬영됐다. 불은 현장에 도착한 소방차에 의해 40분 만에 꺼졌다. 42초 분량의 동영상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오른 뒤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광둥 성 소방 당국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촬영자를 향해 “촬영자의 행동은 냉혈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죽어 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촬영할 수 있느냐”며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중국 둥팡왕(東方網)은 “시대의 치욕”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