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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40일간 29억명 대이동... 한국처럼 역귀성도 늘어

중, 40일간 29억명 대이동... 한국처럼 역귀성도 늘어

Posted February. 06, 2016 07:19,   

Updated February. 06, 20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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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에는 가는 눈발이 날리고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기온도 6도 안팎으로 쌀쌀했다. 하지만 광저우 기차역에서는 10만여 명의 인파가 광장을 가득 메운 채 10시간 이상 고향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규모 귀향 인파는 중국의 설날인 춘제(春節)를 상징하는 첫 번째 풍경이다. 인구 13억4000만 명에 면적도 한반도의 약 50배에 이르는 중국은 춘제 연휴도 7일로 길다. 올해는 7일부터 13일까지다. 국영기업과 공장 등은 실제로는 보름 혹은 한 달씩 휴가를 주기도 한다.

 육해공이 합동으로 귀성객을 태워 보내는 ‘춘제 특별 운송(春運)’ 기간은 1월 24일부터 3월 3일까지 40일이나 된다.

 기차표 예매는 이 기간 시작 60일 전인 지난해 11월 26일 시작됐다. 교통 당국은 올해 전국에서 29억10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에서처럼 고향의 부모가 자식들을 찾아오는 ‘역(逆)귀향’ 사례도 늘고 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 난징(南京) 등 대도시 직장인들이 농촌의 부모를 모시고 와 설을 지내는 현상을 ‘판샹춘윈(反向春運)’이라고 부른다. 베이징의 한 업체는 역귀향 직원들에게 부모의 왕복 비행기표를 제공하기도 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가 설 전날 밤 송출하는 특집 생방송 ‘춘제완후이(春節晩會)’도 중국 설날의 명물이다. 올해는 7일 오후 8시 시작해 4시간 남짓 진행된다. 전국에 동시 생중계돼 13억 인구를 하나로 묶는다. 지난해 시청률은 49.6%로 6억9000만 명이 지켜봤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도 1984년 2회 춘제완후이에서 대표곡인 ‘희망의 들판에서(在希望的 田野上)’를 불러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대규모 이동 이후에는 ‘춘제 후 증후군’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춘제 휴가에는 도시에 나와 일하던 1억3000만 명의 농민공이나 공장 근로자들이 고향으로 가는데 이들 중 일부가 휴가가 끝난 뒤 돌아오지 않아 일시적으로 근로자 부족 현상이 빚어지는 것을 말한다. 올해는 농촌 경기가 좋지 않아 눌러앉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배를 한 아이들에게 붉은색 봉투에 돈을 담아 줘 ‘훙바오(紅包)’라고 부르는 ‘세뱃돈’ 문화도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바뀌고 있다.

 멀리 있는 손자 손녀들에게 세뱃돈을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신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알리바바가 처음 서비스를 내놓은 뒤 텅쉰(騰訊) 바이두(百度) 등이 경쟁적으로 간편한 송금 방식을 내놓고 있다. ‘간편 휴대전화 송금’은 회비나 기부금 모집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