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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하게 끝난 2015 국회

Posted January. 01, 201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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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마지막 날인 31일 여야는 늘 그랬던 것처럼 협상에 나섰으나 결과는 빈손이었다.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불러 최종 담판을 시도했다. 1일부터 선거구가 소멸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한 연내 최후의 회동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앵무새처럼 똑같았다. 여당은 야당이 받을 수 없는 안을 제시한다며, 야당은 여당이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며 판을 깼다. 한 달 내내 여야가 똑같은 주장만 되풀이하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2015년 국회는 허무하게 문을 닫았다.

정 의장은 여야 대표를 만나기에 앞서 4선 이상의 여야 중진의원을 불러 모았다. 이들은 여야 한 사람이 전권을 갖고 선거구 획정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아무런 강제성이 없는 합의다. 그런데도 정 의장이 중진의원 회동을 추진한 것은 선거구 획정안의 직권상정에 큰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의장은 선거구가 사라지는 1일 0시를 기해 입법 비상사태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독립기구인 선거구획정위에 획정안 제출을 요청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획정위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획정안이 과연 만들어질지, 설령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모든 게 불투명하다. 혼란이 더 큰 혼란을 불러오는 아노미 상태인 것이다.

여야는 31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 212건을 처리하는 등 밀린 숙제에 나섰지만 쟁점법안은 한 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1년 내내 씨름한 경제 활성화 법안은 결국 해를 넘겼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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