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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선 흡연자들..담뱃값 내년 2000원 오르고, 식당 이어 당구장

벼랑끝에 선 흡연자들..담뱃값 내년 2000원 오르고, 식당 이어 당구장

Posted December. 13, 20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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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담뱃값 인상과 함께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이번에는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 등 소규모 체육시설까지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건강증진법은 체육시설 중 야구장과 축구장처럼 1000명 이상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만 금연구역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구장이나 스크린골프장 등 소규모 체육시설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이곳에서 흡연을 해도 사실상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소규모 체육시설도 금연구역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담뱃값 인상 등에 밀려 내년부터 추진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모든 체육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현재 체육시설로 분류되고 있는 곳은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헬스장, 태권도장, 수영장, 골프장, 스키장, 썰매장, 요트조정카누장, 빙상장, 승마장, 무도장 등이다. 이 법이 개정되어 시행될 경우 당구장은 이용객의 흡연을 금지하거나, 환기시설을 갖춘 흡연실을 만들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당구장 등 소규모 체육시설까지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금연정책 때문이지만 형평성 문제도 있다.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인 건 같지만 PC방은 금연구역인 데 반해 당구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한 법이라면서 당구장은 금연구역이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발이 있었다.

보건당국의 이런 방침에 업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흡연실 환기시스템 설치비만 200만 원 정도 드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기 때문. 서울 강남지역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48)는 손님 대부분이 당구를 치면서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금지하면 가게가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흡연자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20년간 담배를 피워온 이모 씨는 담배가 몸에 나쁜 것은 알지만 갑자기 내일부터 뚝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며 20일 만에 담배를 끊기도 어려운데 담뱃값도 내년부터 2000원이나 오르고 이래저래 힘들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