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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전관예우 제동 걸릴까

Posted March. 26, 201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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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운동의 대부인 랠프 네이더가 설립한 시민단체가 월가와 미 정부의 은밀한 연결고리로 의심받고 있는 회전문(revolving door) 보너스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소송에 들어간다. 이는 대형 금융회사들이 자사 임원이 고위 공직자로 옮길 경우 예외적으로 일종의 전별금 형태의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해 온 관행. 최근 한국의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전관예우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어 소송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온라인뉴스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네이더가 설립한 42년 역사의 미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이날 이런 소송 계획을 밝혔다. 이 단체의 크레이그 홀맨은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대가를 바라고 고위 공직자로 옮긴 임원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공직자의 호감을 돈으로 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기는 22일 발표된 미 시민단체 정부감시프로젝트(POGO)의 보고서다. POGO는 2월 버락 오바마 정부 2기 재무부장관으로 취임한 제이컵 루가 씨티그룹 임원으로 있다가 미 국무부차관으로 옮긴 2009년 1월 당시 현금 160만 달러(약 17억7000만 달러)와 주식 5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를 받은 사실이 인사 청문회에서 불거지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일일이 뒤져 비슷한 사례를 조사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보고서 내용을 22일자로 전하면서 충격적이라고 묘사했다.

회전문 보너스로 불리는 이유는 공직에 몸담은 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임원으로 있다가 2011년 1월 미 국무부 차관으로 취임한 토마스 나이즈는 2년간의 공직을 끝내고 올해 2월 모건스탠리의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퇴임 당시 500만 달러(55억 원)를 특별 퇴직금으로 받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회사 가운데 하나인 블랙스톤은 보수지급규정에 기존 임직원이 공직으로 옮기는 경우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POGO의 마이클 스몰버그는 결코 현실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관행이며 (퍼블릭 시티즌이 소송을 할 경우) 책임은 돈을 준 자와 받은 자 모두에게 물어야 할 것이라고 허핑턴포스트에 밝혔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