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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협상카드 사라지자 내부불만 남쪽으로 돌려

대미협상카드 사라지자 내부불만 남쪽으로 돌려

Posted April. 25, 201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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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유례없이 강도 높은 대남 군사위협으로 남북 간 긴장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13일 장거리로켓 발사 실패 이후 대외 갈등의 중심축을 기존 북-미 관계에서 남북 관계로 수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15일) 행사까지 잠잠하던 북한이 대남 비방을 재개한 것은 18일부터다. 이전까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남북관계 파탄 책임자 전쟁 광신도 수준에 그친 비방이 서울 한복판을 날려버리겠다 500만 조각으로 죽탕쳐 버리겠다고 원색적으로 변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쥐새끼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과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사를 겨냥해 위협하는 것도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북한이 이처럼 대외전략을 수정한 것은 장거리로켓 발사 실패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로켓 발사가 실패함으로써 대미 협상력이 급격히 추락하고 젊은 후계자에 대한 의구심으로 내부 체제 이완을 우려하게 됐다며 이에 최고 수뇌에 대한 존엄 훼손이라는 명분으로 대남 공세를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에게 쏠릴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려 주민들의 머릿속에서 로켓 발사 실패의 기억을 지워버리기 위해 대대적인 비난 공세와 전국적인 궐기대회까지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향후 행보도 비용이 많이 들고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우려가 있는 3차 핵실험보다는 대남 국지도발 엄포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치중할 개연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장거리미사일 능력 없이는 핵실험이 성공해도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숭호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