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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들, 체크카드 빼앗아 사용 성추행까지 (일)

선임병들, 체크카드 빼앗아 사용 성추행까지 (일)

Posted July. 09, 201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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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해병대 2사단 소속 A 이병(23)의 가족이 부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A 이병의 고모부 조모 씨(57)는 7일 조카가 외박을 나와 친구들에게 부대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며 선임병에게서 구타는 물론이고 고문이나 다름없는 가혹행위를 당했고 심지어 돈까지 빼앗겼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A 이병은 올해 2월 모 체육대학(테니스 전공)을 졸업한 뒤 4월 초 해병대에 입대했다. 이어 5월 중순 경기 김포의 2사단에 배치돼 부대 테니스장 관리업무를 맡았다.

조 씨는 해병대 출신인 A 이병의 친구 말을 인용해 조카가 편한 보직에 있다는 이유 등으로 선임병 2, 3명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선임병들은 A 이병의 옷을 모두 벗긴 뒤 성기를 둔기로 찌르는가 하면 알몸으로 찬물에 들어가게 했고 어두운 창고에 가두기도 했다는 것. 또 두 사람이 양팔을 잡고 다른 병사가 수통 등을 이용해 쇄골 부위를 짓누르기도 했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금품 갈취 의혹도 제기됐다. 유족은 A 이병이 고참들에게 하루 2만3만 원씩 상납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 이병이 소지하고 있던 체크카드 사용명세를 유족이 확인한 결과 5월 27일부터 6월 17일까지 15만 원가량의 금액이 결제됐는데 갓 입대한 이병이 사용한 것 치고는 짧은 기간에 액수가 많다는 것이 유족의 주장이다. 또 A 이병이 전화를 걸어 군화를 잃어버려 새로 구입해야 한다며 가족에게서 20만 원을 송금받는 등 4, 5차례에 걸쳐 50만 원가량을 별도로 받은 것도 상납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조카가 선임병들이 담배를 사 바치게 하고 체크카드를 빼앗아 멋대로 사용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A 이병은 2일 첫 외박을 나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고 다음 날 낮 12시 40분경 경기 안성시 죽산면의 한 상가건물 계단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입고 있던 옷에서 발견된 메모 형식의 유서에는 잘하고 싶었는데. 부모님께 죄송하다. 못난 아들 용서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부검은 4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에서 이뤄졌으며 5일 장례를 치렀다.

부검에 참석했던 조 씨는 쇄골 부위에 3cm가량의 멍이 있었다며 부검의가 57일 전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군이 자살의 원인을 가정문제 등 개인적인 이유로 몰고 가는 것 같아 억울하다며 철저한 조사로 조카의 억울한 죽음을 반드시 밝혀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유서에 가혹행위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성호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