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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국시리즈 삼성에 2연승 오늘 대구서 3차전

SK, 한국시리즈 삼성에 2연승 오늘 대구서 3차전

Posted October. 18, 20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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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2루수 정근우는 올 시즌 방문경기 숙소에서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된 경기 동영상을 되돌려보곤 했다. 가장 많이 본 영상은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동영상이다. 하지만 7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SK의 패배로 막을 내린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동영상은 끝까지 본 적이 거의 없다. 너무 아쉽고 억울해서다.

SK 주장 김재현도 7차전 후 시상식 때 KIA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다시는 오늘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했다. 그는 시즌 중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면 우리에겐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지 않느냐. 조금만 더 참고 견디자고 다독였다.

1년을 기다린 SK가 15,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2승을 먼저 거둔 경우는 13번 있었는데 그중 12번 우승했다. 한 번의 예외는 2007년 SK가 두산에 2연패한 뒤 4연승한 것이다.

절실함이 빚어낸 승리

2차전 히어로는 단연 최정이었다. 최정은 0-1로 뒤진 4회 삼성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친 데 이어 2-1로 앞선 6회에는 쐐기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하지만 최정의 홈런 세리머니는 화려하기는커녕 단출했다. 홈런을 친 순간 두 팔을 번쩍 들어 잠시 기쁨을 표했을 뿐 다시 수비에 나갈 때는 언제 홈런을 쳤나 싶을 정도로 담담한 모습이었다. 최정은 경기 후 기쁨을 만끽하다 보면 방심하게 될 거 같아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메이저리그의 명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SK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았다. 경기 후에는 다가올 3, 4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옥 같던 준비 시간

SK의 가을캠프와 스프링캠프는 지옥 훈련으로 악명 높다. 선수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뛰고 또 뛴다. 9월 26일 정규 시즌이 끝난 뒤 15일 한국시리즈가 시작될 때까지 SK는 또다시 지옥으로 돌아갔다.

최선보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지론에 따라 선수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입에서 단내 나는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충분히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한다는 1위 팀의 메리트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최정은 너무 훈련이 고돼서 이러다가 막상 경기장에선 쓰러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서니 집중력이 살아났다. 매일매일 최악의 상황에서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한국시리즈가 전혀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김 감독의 벼랑 끝 전술은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삼성의 반전 카드는?

현재 분위기로는 3, 4차전이 열리는 대구에서 SK가 우승을 확정지을 가능성도 있다. SK는 오른손 에이스인 카도쿠라 켄을 쓰지 않고도 1, 2차전을 승리했다. 카도쿠라는 3차전 선발로 나선다. 카도쿠라의 호투 속에 SK 타선이 예의 집중력을 보여준다면 이번 한국시리즈는 의외로 쉽게 끝날 수 있다. 삼성은 3차전 선발로 배영수를 내세웠다. 정규 시즌 막판부터 구위가 살아난 배영수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1패에 평균자책 3.24를 기록했다. 배영수가 버텨줘야 삼성으로서는 반전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두 팀의 3차전은 18일 오후 6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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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