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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 특임자 3명 역할로 본 오바마의 정책 변화 (일)

미 대북 특임자 3명 역할로 본 오바마의 정책 변화 (일)

Posted August. 14, 201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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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그리고 로버트 아인혼 북한이란 제재 조정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과 관련한 임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특임 담당관이다. 이 3인방은 국무부 소속으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지위에 있지만 별도의 조직을 거느리고 있지는 않다. 북한과의 양자관계에서 특정한 쟁점이 불거졌을 때 정무적인 판단에 따라 현직에 임명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6자회담의 진행과 대북협상을 전담하는 대화형 직책이라면 킹 특사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면서도 때로는 사회주의권 국가를 압박하는 정치적 수단으로도 사용되는 인권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공격형 특사다. 또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북 제재 국면에서 임명돼 활동을 시작한 아인혼 조정관은 그야말로 24시간 내내 북한을 혼내주는 것만 생각하는 철저한 체벌형 특사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특임 담당관 3인의 임명 시기와 그들의 임무를 보면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생각이나 정책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임명은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독재자들과도 전제조건 없이 마주 앉을 수 있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향한 대화 제스처로 읽혔다. 보즈워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평양을 직접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한 뒤 진정한 비핵화의 의지를 보이고 6자회담장에 조건 없이 나올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뜻을 직접 전달한 외교적 노력에도 북한은 미국의 뜻을 철저히 외면했고 대화파인 보즈워스 대표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를 통해 대북 압박의 수위를 높여 오던 미국은 그해 11월 킹 특사를 인권특사로 임명하면서 북한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보냈다. 2004년 미 의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의 산파역을 하면서 탈북자의 미국행 길을 연 킹 특사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과 달리 상근직 특사를 맡으면서 인권 문제에 관한 한 북한과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킹 특사는 김정일 정권에 대해 북한처럼 사람들이 형편없이 다뤄지는 곳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북한의 인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방북하고 싶다는 대화의 뜻도 피력했다.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철저히 북한 응징으로 돌아섰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보즈워스 대표와 킹 특사가 존재감을 상실한 상황에서 아인혼 조정관은 최근 유럽과 아시아를 잇달아 순방하면서 상한가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제재 대상으로 확정될 북한의 기업과 개인에 대한 마지막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아인혼 조정관은 재무부 당국자 및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과 거의 매일 회의를 하고 있으며 현재 워싱턴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정책의 핵심은 북한 관련 특임 조정관이 아닌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데니스 맥도너 NSC 비서실장이 좌지우지한다. 40대 초반의 맥도너 실장은 오바마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외교안보정책을 총괄 조정했던 인물. 클린턴 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이른바 외교안보 드림팀 내각의 틈바구니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고 있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