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틀째인 24일 유족들은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빈소는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 딸 정연 씨, 사위 곽상언 변호사를 비롯해 노무현 정부 몇몇 각료가 지키고 있다. 빈소에서는 하루 종일 유족들의 흐느낌 소리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5일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뒤 여섯 달 만에 봉하마을 자택에 돌아온 건평 씨는 24일 오전 1시 40분 경 봉하마을에 도착해 임시분향소에 헌화했다. 오전 8시 40분 경 빈소인 마을회관으로 들어갈 때는 조카인 건호 씨가 함께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얼굴은 초췌했다.
건평 씨의 측근은 오랜 구치소 생활 탓에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성장 과정에서 사실상 아버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동생의 죽음에 대해 상상 이상의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건평 씨는 구속집행정지 만료일이자 노 전 대통령 장례식인 29일까지 유족 대표의 한 사람으로 장례를 주관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이틀째 사저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빈소에는 여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사저에 들렀던 한 인사는 어제는 식사를 제대로 못하셨지만 오전에 가벼운 식사를 했다며 여전히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며 노 전 대통령을 부르며 계속 울고 계시다고 전했다. 건평 씨 부인 민미영 씨와 전담 비서관인 박은하 비서관이 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호 씨와 정연 씨는 하루 종일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이들은 아버지의 서거가 여전히 믿기지 않은 듯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새벽에 잠시 휴식을 취했을 뿐 나머지 시간은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곁에서 지켰다. 건호 씨는 이날 친구로 보이는 30대 4명이 봉하마을에 찾아오자 이들의 손을 꼭 잡으며 반기기도 했다. 정연 씨도 영정 사진을 힘겹게 바라보며 아빠! 아빠!라고 계속 흐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장 장의위원회 측은 국민장으로 엄수하기로 결정한 만큼 상주인 가족들과 함께 구체적인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각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