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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모든 것은 핵 포기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사설] 북, 모든 것은 핵 포기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Posted February. 16, 2009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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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그리고 검증 가능하게 포기할 준비가 돼 있으면 미북 관계 정상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남한에 침략행위를 하지 않으면 북한과 영구적인 평화를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발 더 나갔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및 서해안 긴장 조성과 관련해서는 어떤 도발행동이나 도움이 되지 않는 대남공세를 하지 않아야 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선 클린턴 장관의 메시지에는 당근과 채찍이 모두 들어가 있다. 그는 미북 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이 북의 핵 포기란 사실을 분명히 하고 북의 인권문제와 일본인 납치문제까지 거론했다. 북의 최근 대남 협박과 군사적 긴장 조성 움직임에 대해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전달한 것이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 내용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북-미 관계 정상화와 평화체제 및 경제 지원을 위한 조건을 더욱 분명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대선 때 대북 직접 대화를 선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으로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북한으로서는 실망이 클 것이다.

북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전후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통해 남한에 대한 전면대결 태세를 선언한 북은 2일 미국에 핵 군축 협상을 제의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미국 민간 전문가들에게도 우리는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했다. 북은 지난달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세워 남북 사이의 정치 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를 무효화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최근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 준비를 구체화하고 군사분계선(MDL) 인근과 서해안 일대의 진지에 배치한 방사포와 해안포 일부 전력을 노출시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북은 대남 협박과 통미봉남() 술수를 통해 핵을 포기하지 않고도 북-미 관계 정상화를 비롯해 자신들이 원하는 걸 모두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핵 포기에 달려 있다는 클린턴 장관의 발언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