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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 중심 정부조직과 적재적소 인사맞물려야

[사설] 일 중심 정부조직과 적재적소 인사맞물려야

Posted January. 15, 200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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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정부조직 개편과 총리 및 각료 등 요직 인사를 단행하고, 청와대와 총리실의 역할도 조정하겠다고 했다. 일 중심의 조직개편과 인사라는 방향은 옳다. 차기 대통령이 논공행상이나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임기 내내 정부 조직과 인사를 일 중심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면 성공한 정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조직의 군살을 빼고 방만한 조직에 나사를 죄어야 한다. 중복적인 기능을 과감하게 통합하고, 나누어진 기능들을 융합 하겠다고 했다. 그는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민간에 돌려주고, 지방이 맡는 것이 좋은 일들은 지방이 맡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회가 변화하면 정부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가 민간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사사건건 뒷다리나 잡는 나라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정부 만능주의가 만병의 근원이다. 정부는 꼭 필요한 일만 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민간에 맡기는 것이 맞다. 선진국들이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추구하는 것도 오랜 경험칙에 따른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은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부와 공무원의 역할이 무엇인지부터 개념을 정확하게 정립하고 그 바탕 위에서 기능을 조정하고 통합해야 한다. 겉모양만 바꾸는 조직개편은 실패를 예약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노무현 정부에서 턱없이 늘어난 공무원 수도 줄여야 한다. 공무원 감축 없는 정부 개혁은 허울에 불과하다. 당장 감축이 어렵다면 단계적인 감축 플랜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이 당선인은 총리 지명이나 내각 각료 임명에서 정치적 고려나 총선을 염두에 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일 자체를 위해 인선이 되고 임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초심()을 꼭 지키기 바란다.

노무현 정부도 처음에는 대단한 각오를 드러냈지만 시일이 갈수록 내각개편이 선거에 내보내기 위한 경력 쌓기나 정치적 보은 인사로 흘렀다. 현 정부에서 교육부총리가 다섯 번 바뀌었다. 대선 캠프에 들어간다고 장관이 그만두는 일도 있었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장관이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하는 풍토를 정착시키는데 이명박 정부가 선례를 남겼으면 좋겠다.

이 당선인은 총리의 역할에 대해 앞으로 세계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 아니라 총리 자체적으로 독자적인 역할을 갖고 국내외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총리와 내각의 역할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혼란이 거듭돼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독 총리니 실세 총리니 하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총리 모델을 기대한다.

그는 새 정부는 내각을 중심으로 일을 해나갈 계획이며, 청와대는 조정기능에 한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내각 위에 군림하며 온갖 일에 간섭하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낡은 관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