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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성공과 행복

Posted October. 30, 2007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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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성공과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무엇이 성공인지, 무엇이 행복인지 말해 보라면 말문이 쉽게 안 열린다. 그럼 성공과 행복은 어떤 사이일까. 인간관계 심리학의 대가 데일 카네기(18881955)는 성공은 원하는 것들을 얻는 것이고, 행복은 얻는 것들을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전설적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18811931)는 성공은 행복이 아니다. 행복은 잠시 나타나서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날아가 버리는 나비 같은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몇십 년 사이에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도약했지만 국민 행복지수는 낮은 편이다. 올해 영국 신경제학재단(NEF)이 세계 178개국 국민의 행복지수(HPI)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102위였다. 국가적 성공이 꼭 개별 국민의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낮아도 너무 낮다.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배 아픔 증후군이 행복감을 깎아 내리기 때문일까.

HPI 평가에서 태평양 서남부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가 생활 만족도와 평균수명, 환경여건을 종합한 행복지수 1위 국가로 꼽혔다. 이 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233개국 중 203위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정우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최빈국 방글라데시 국민의 행복도가 세계적으로 높다고 강조한 바 있다. 행복과 소득 수준은 상관없다는 메시지로 들렸다. 물론 가난해도 행복할 순 있다. 그러나 가난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은 없다.

성공과 행복이 이번 대선 정국의 키워드로 등장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가족행복시대를 내걸고 나왔다. 이 후보는 성장과 경제 파이 증대를 다수 국민의 성공 스토리로 연결하겠다고 하고, 정 후보는 차별 없는 성장을 가족 행복의 전제로 삼는다. 성공과 행복, 다 좋은 얘기들이지만 헛배만 부른 느낌이다. 5년 전 화려한 수사()로 등장했던 대통령이 국민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했는지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