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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수도권 기습작전 포기가 선결조건

Posted October. 06, 2007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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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남북 정상선언문의 핵심 내용인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이하 서해 평화지대)를 설치하려면 서해 지역에 배치된 남북한 해군전력에 대한 재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연평해전과 2002년 서해교전이 발발한 한반도 화약고인 이 지역에는 북방한계선(NLL)을 경계로 남북 해군전력이 최전방에서 대치하고 있기 때문.

이번 회담에서 직항로 개설에 합의한 해주항은 북한 해군의 전진기지로 어뢰정과 유도탄정 등 수십 척의 소형 함정을 비롯해 북한 서해함대사령부 전력의 60%가량이 배치돼 있다.

유도탄정은 사거리 40km 이상의 스틱스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하고 기동성이 뛰어나 유사시 우리 해군의 초계함과 구축함 등 대형 함정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북한 서해함대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는 남포항을 중심으로 사곶과 비파곶 등에도 수십 척의 어뢰정과 경비정이 배치돼 있고, 남포항에는 잠수함 1개 전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선을 따라 배치된 미사일과 해안포의 위협도 만만찮다. 남포와 해주항 등을 중심으로 서해안 곳곳에는 사거리 90km 안팎의 실크웜과 샘릿 지대함() 미사일, 사거리 20km 이상의 해안포가 다수 배치돼 있다. 실크웜 미사일은 서해 덕적도까지 공략할 수 있다.

2002년 서해교전 당시 우리 초계함은 아군 고속정을 기습하고 도주하는 북한 경비정을 추격하다 실크웜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포기했다. 당시 해군은 북한이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어 취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북한이 서해 지역에 전력을 집중 배치한 것은 유사시 남측의 상륙을 저지하고 남한 수도권에 대한 기습작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북한 군부의 최고 실세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해군사령관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한도 NLL 부근 서해지역 방호가 수도권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 경기 평택시의 해군 2함대사령부와 예하 인천해역방어사령부를 중심으로 구축함과 초계함, 고속정 등으로 구성된 여러 개의 전대를 배치해 NLL을 24시간 경계하고 있다.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에는 해병여단과 유사시 해주지역의 해안포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K-9 자주포 10여문을 배치하고 있다. NLL과 인접한 연평도에도 해병연대가 주둔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릴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서해 평화지대 구축을 위한 선결과제로 서해의 남북 해군전력의 재배치나 축소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며 두 정상 간 원칙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 군부가 서해 전력의 대폭적 감축이나 재배치 등 이른바 통근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