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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A해제 워싱턴 반응

Posted April. 12, 200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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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환영하지만 속으론 입이 바짝 말라 있을 것이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돈 2500만 달러가 우여곡절 끝에 풀린 11일.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속마음을 이렇게 묘사했다.

북한의 핵 포기라는 큰 목표를 위해 불법 자금 돌려주기라는 모험을 한 만큼 앞으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영변 핵시설 사찰 허용, 핵 프로그램 및 핵무기 신고를 얼마나 잘 이행하느냐에 따라 내부 평가와 향후 전략이 달라질 것이란 뜻이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속내를 비쳤다. 그는 공은 북한의 코트로 넘어갔으며, (213합의 60일 이내인 약속 이행 시한) 14일의 합의 이행이 어디에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서는 단기적 낙관과 근본적인 비판이 뒤엉켜 있다.

북한 핵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다소 덜컹거림이 있었지만 북한이 중유 5만 t을 받게 되는 향후 13개월 과정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WMD) 거래 및 달러 위조와 관련된 자금 1200만 달러가 포함된 만큼 북한 돈의 전액 상환을 둘러싼 불만도 만만치 않다.

비판의 핵심은 세 갈래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미국 스스로 위반한 것인 데다 이란을 비롯한 다른 핵개발 국가와 협상하는 데 나쁜 선례를 남겼고, 돌려받은 돈은 인도적 교육적 목적에 쓰여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가 무시될 가능성이 짙은 만큼 미국의 외교력이 코웃음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워싱턴포스트도 11일 이런 방식은 부시 대통령이 경멸하던 (합의를 위한) 합의 만들기라고 보도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런 안팎의 비난을 의식해 이날 다소 긴 해명을 이어갔다. 그는 BDA은행 북한자금 해제 조치는 한반도 비핵화 절차의 일환이며 국제 금융규정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WMD 자금 차단을 위한)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여전히 중요한 지렛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일단 부시 행정부는 첫 시한이 지켜지지 않았지만, 북한이 곧바로 IAEA 사찰단원의 방북 초청 등 북한의 의무를 동결 해제 바로 다음 날 이행하겠다는 북한의 의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워싱턴 일각에선 당분간 미국이 북한에 끌려 다니는 구도로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말한 대로 이미 60일 내 합의 이행은 물 건너갔다며 한미 양국 정부가 어떻게든 북한을 위한 변명거리를 만들어서 자국 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처한 외교 성과가 당장 필요한 국내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