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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조종사 4명 안타까운 희생

Posted July. 15, 20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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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결함인가, 조종사의 실수인가.

13일 밤 서남해안 상공에서 공군 전투기들이 잇따라 추락한 사고는 조종사들이 야간투시경(NVG)을 착용하고 고난도 전술훈련을 벌이다 착시현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낡은 기체의 구조적 결함도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조종사들=이번 사고로 희생된 조종사들은 이모(35) 소령을 비롯한 소령 3명과 대위 1명 등 4명이다. 이들은 사고 당일 소속 공군기지를 이륙한 뒤 해상에서 야간 근접지원 훈련을 벌이다 표적 확인, 공격하겠다는 교신을 끝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훈련은 저고도에서 바다로 침투하는 적을 저지하는 것으로 고난도의 조종술이 요구된다. 이들은 편대장급 및 교관요원으로 기량이 우수한 조종사들이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군은 일시에 4명의 조종사가 희생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군에 따르면 F-5E/F 기종의 경우 이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10년차 베테랑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42억 원, F-4E는 75억 원, KF-16은 87억 원의 돈이 든다고 한다.

사고 원인=NVG를 쓰고 야간 훈련을 할 경우 착시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버티고(vertigo)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조종사가 바다 위 상공을 비행하다 순간적으로 하늘과 바다를 혼동하는 것으로 해상 추락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또 사고 전투기들은 최신예기인 KF-16과 달리 최저 안전고도 아래로 하강하면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알려주는 저고도 경보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와 함께 F-4E와 F-5F는 생산된 지 각각 35년과 22년이 지난 노후 기종인 만큼 기체 결함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두 기종은 최근 5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추락 사고를 일으켰다. 공군은 F-4E 80여 대, F-5E/F 2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공군본부 작전처장 윤우 대령은 기체 잔해들의 정밀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사고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투기는 비행기록장치인 블랙박스가 없어 사고원인을 규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색 상황=공군은 13일 밤 F-4E가 추락한 추자도 인근 해역에 항공기와 해군 함정들을 투입해 수색을 벌여 F-4E 조종사인 김 소령의 조종복과 유해 일부, 기체 잔해를 인양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