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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그들이 울고 있다

Posted May. 15, 200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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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씨는 노름이나 도박을 한 것도 아니고 분수 모르게 사치를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순식간에 빚더미에 앉으니 세상이 원망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화이트칼라(white-collar사무직 근로자)가 위기를 맞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밀려난 이들은 탄탄한 직장, 경제적 여유, 단란한 가정의 꿈을 잃은 지 오래다. 계약직으로 새 출발을 하거나 자영업에 손을 대보지만 쓴맛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화이트칼라들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체제가 가져오는 고용불안과 높은 노동 강도 속에서 좌불안석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와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이성균() 울산대 사회학과 교수가 다음달 발표할 논문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화이트칼라의 절반 이상이 생산직 또는 계약직의 하위계층으로 떨어졌다.

신 교수는 당시 하위계층으로 몰락한 화이트칼라 대부분이 최근까지 영세자영업이나 단순노무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이트칼라 위기론은 미국 등 선진국 역시 비슷하다. 2000년대 들어 부채증가와 주식투자 손실로 화이트칼라가 고소득 전문직과 저소득 사무직으로 구분되는 계층 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그러나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화이트칼라의 몰락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특히 한국의 경우 고용불안에다 가족 간 유대감까지 단기간에 무너지면서 계층의 몰락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