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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올인

Posted January. 23, 200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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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All-in)은 모두 걸기라는 뜻의 도박용어다. 연전에 어느 방송국에서 했던 드라마 올인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올인 하면 떠오르는 것은 30여 년 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할리우드 영화 스팅이다. 명배우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거물급 악당을 도박판에 끌어들여 멋지게 속여 넘긴다. 모든 것을 다 거는 극단적인 올인의 심리학이 잘 묘사된 영화였다.

올인의 심리가 표출되는 것은 비단 도박만이 아니다. 개인이나 국가의 명운()을 걸 때에도 종종 올인적 사고가 나온다. 중국 한()나라 명장 한신()이 조()나라와의 싸움에서 썼다는 전략인 배수진()이나 진()나라와의 싸움에서 항우()가 쓴 파부침주(), 즉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의 전략은, 둘 다 사생결단()의 각오로 전쟁에 임하는 올인적 사고다. 우리에게도 신립()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배수진을 친 끝에 패배해 자결한 것이나, 이순신 장군이 필생즉사 필사즉생( )의 정신으로 승리를 거둔 사생결단의 일화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 올인을 선언했다. 그간 사회 밑바닥까지 깔려 있는 경제 불황에 대해 현실인식을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던 대통령이 뒤늦게 그 심각성을 깨닫고 대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태도에 대부분의 여론은 호의적이다. 아마도 얼마 전 해외순방 길에 전격적으로 이라크에 파병된 우리 장병들을 격려 방문한 것에 대한 박수 다음으로 해보는 큰 평가일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취임식에서 자유(liberty)에 올인을 선언했다. 전 세계의 폭정() 국가들을 겨냥한 초강수다. 그러나 올인은 아낄수록 가치가 난다. 일생에 한 번, 정권이 한 번 정도 하는 것이어야 한다. 행여 우리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같은 것에도 올인하겠다고 하지는 말기 바란다.

현인택 객원논설위원고려대 교수정치학

ithyun@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