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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미리 정해놓은 구색맞추기 취재 없어져야

결론 미리 정해놓은 구색맞추기 취재 없어져야

Posted August. 31, 200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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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프로그램 PD들은 무엇보다 선입견과 독선을 경계해야 합니다.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진행하는 구색 맞추기식 취재관행은 경계해야지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신언훈 책임 프로듀서(CP)는 올 6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교양국 PD 11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PD로서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균형 감각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번 조사결과를 담은 신 CP의 논문 방송3사 교양 PD 인식 조사를 통한 시사 프로그램 제작 환경에 관한 연구는 1일 발간되는 그것이 500회 기념 편람에 수록된다. 이 논문에는 그것이를 3년간 담당해온 CP로서 제작관행을 돌아보는 자성의 소리를 곳곳에 담았다.

논문에 따르면 조사대상이 된 PD들의 60%가 시사 프로그램 PD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균형감각이라고 응답했다. CP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균형감각을 꼽은 응답자도 84%에 이르렀다.

그러나 실제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객관성과 균형감각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5%가 시사 프로그램 제작관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구색 맞추기식 취재를 꼽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단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취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부정의 덩어리가 자꾸 작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걸 인정하면 프로그램의 힘이 떨어지니까 PD가 처음 생각했던 결론에 가까운 취재내용만 선별해 제작하게 되지요.

신 CP는 최근 일부 시사 프로그램들이 현 정권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앞서 균형감각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뉴스 보도 뿐 아니라 시사 프로그램마저 편향성 시비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이번 분석 결과는 되새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 CP는 논문에서 오류는 수정이 가능하지만 독선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PD가 독선으로 중심을 잡으면 진실의 추는 흔들리고 저널리즘은 위기를 맞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 CP는 방송 3사의 시사 프로그램들이 모두 500회 이상 장수를 누리고 있어 이제 다루지 않은 소재와 주제가 없다며 최근 시사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탐사 전문 PD제를 도입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신 CP는 그것이 500회 기념 편람에서 이 논문과 함께 1993년 강기훈 대필사건 불방에 얽힌 뒷이야기도 함께 실을 예정이다.



이진영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