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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선거 민주당 진땀승

Posted November. 12, 2020 08:52,   

Updated November. 12, 20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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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하원 선거의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10일(현지 시간) 민주당이 하원 의석 과반(218석)에 턱걸이를 하며 다수당 지위를 지켜냈다. 그러나 의석은 현재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 다수당 탈환이 불투명한 데 이어 하원 의석까지 위축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초반 국정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총 435석을 뽑는 이번 하원 선거에서 이날까지 민주당은 218석, 공화당은 201석을 차지했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16개 선거구 가운데 13곳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앞서나가고 있다.

 미 언론은 최종적으로 민주당이 현재 보유한 하원 232석 가운데 10석 안팎을 잃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선거에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현재보다 최대 15석까지 더 얻을 것이라고 전망한 점을 고려하면 ‘참패’ 수준의 성적이다.

 민주당의 ‘졸전’ 원인으로는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트럼피즘’이 꼽힌다. 반(反)트럼프 정서가 확산되면서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당선자가 승리했지만 지역 대표를 뽑는 의회선거에서는 표심이 다르게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농촌 지역과 백인, 노동자 계층을 중심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국내경제 활성화 기대감에 표를 던졌다는 것. 대통령으로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낫지만, 정책적으로는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선호하는 유권자가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의 정책이 너무 급진적이라는 공화당의 공격도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기대했던 하원 성적을 내지 못하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각종 정책을 시행할 때 의회의 전폭적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바이든 집권 초반 법인세 인상이나 주요 환경 규제의 도입 등이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또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공화당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하원에서 민주당을 어느 정도 따라잡은 공화당은 여세를 몰아 상원 다수당 지위가 걸린 내년 1월 5일 실시될 예정인 조지아주 결선 투표(2석)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핵심 인사들이 대선 패배를 승복하지 않으며 트럼프의 대선 관련 소송전을 지지하고 나선 것도 조지아주 선거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노림수란 풀이도 나온다. 패배한 대통령보다는 불복하는 대통령이 표 결집에 유리하다는 계산이 끝났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10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어차피 바이든이 당선됐는데) ‘뭣 하러 굳이 (조지아 상원선거에서) 투표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 상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돕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상원 총 100석 가운데 민주당은 48석, 공화당은 49석을 확보했고, 개표가 진행 중인 알래스카주(1석)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우세하다. 조지아에서 2석 중 1석이라도 가져오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양당이 50석―50석으로 나눠 가지면 부통령이 상원의장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사실상 민주당에 상원이 넘어간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