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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 포르노 사진’ 영 부총리 사임

Posted December. 22, 2017 09:27,   

Updated December. 22, 20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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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 자신의 의회 사무실에 있던 컴퓨터에서 음란물이 발견되면서 성추문에 휩싸였던 데이미언 그린 영국 부총리(국무조정실장·사진)가 20일 끝내 사임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지난달 선데이타임스의 보도였다. 선데이타임스는 2008년 경찰이 기밀 유출 의혹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보수당 예비내각 이민담당 장관인 그린 하원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사무실 내 컴퓨터에서 포르노 사진 등을 발견했다고 폭로했다. 마침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여파가 영국 정계로 퍼지고 있던 때라 파장이 컸다.

 그린 부총리의 거짓 해명이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나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전면 부인했지만 선데이타임스 보도 전 경찰이 이미 두 차례나 음란물 소지와 관련해 그를 조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 부총리는 2015년 한 술집에서 젊은 보수당 여성 당원 케이트 몰트비의 무릎을 만지고 이후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린 부총리는 사임 성명에서 “나는 음란물을 본 일이 없으며 몰트비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다만 “2008년 경찰 측이 내 변호사와 컴퓨터에 있던 음란물에 관해 얘기했고 2013년에도 이와 관련해 경찰 측과 통화한 사실을 언론에 명확히 밝혔어야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가 20일 그의 사임을 수용하면서 “매우 슬프다”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린 부총리는 20개의 정부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을 정도로 정부 내 역할이 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때 잔류파였으며 친EU 성향이 강해 보수당 내 강경한 하드 브렉시트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역할도 해 왔다.

 최근 두 달 동안 메이 정부 부총리와 장관 세 명이 낙마했다. 메이 총리는 당장 내각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각의 불신이 커져 내년 초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