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금리인상... 달러 빠져나가기 전에 경제 살려내라

美금리인상... 달러 빠져나가기 전에 경제 살려내라

Posted December. 16, 2016 08:43,   

Updated December. 16, 2016 08:45

日本語

 미국이 기준금리를 14일 0.25%포인트 높은 0.5∼0.75%로 올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를 유지하다 지난해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래 1년 만이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말했다. 미국의 고용과 소비심리가 좋아지고 기업인 출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경제성장의 기대감이 커진 만큼 본격적으로 달러를 걷어 들이겠다는 의미다.

 반면 한국은행은 어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내수 개선이 미약하고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증대됐다는 이유다. 잘 나가는 강대국 미국과 불안한 약소국 한국의 현실이 금리기조에 반영된 셈이다. 1년 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매우 느리게 가져가겠다”고 밝혔을 때 한국은 6개월 안에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를 연착륙시키고 부실기업 구조조정으로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숙제’가 쏟아졌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어느 것 하나 끝내지 못했다. 좀비기업들은 여전히 활개치고 한진해운을 청산으로 내몰았다. 아파트값 상승으로 부동산 거품은 더 커졌고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인 1300조 원으로 불어났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추가됐으니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내년에 돌발악재가 발생하면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다소 늦출 수는 있다. 당국자들은 긴밀하게 공조하며 쓰나미급 파도에 대처할 필요가 있지만 기대하기 어렵다. 벌써 기획재정부는 돈을 푸는 방식의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을 고집하는 반면 한은 “성장과 물가만 볼 수 없다”며 금융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들이 위기를 코앞에 두고도 해묵은 논리로 대립하고 있으니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큰 만큼 한국에서 당장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은 아니다. 한은과 정부는 국제금융의 혼돈스런 국면에서 우왕좌왕하면 큰일이다. 미국이 한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기 전에 취약계층의 고금리 대출이 부실해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주택가격 하락에 대비한 부동산 연착륙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상시 기업 구조조정으로 부실이 한꺼번에 터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숙제를 할 시간이 반년도 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