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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기 힘든 강’ 건넌 영…2년 지나면 자동탈퇴

‘돌아오기 힘든 강’ 건넌 영…2년 지나면 자동탈퇴

Posted June. 25, 2016 07:21,   

Updated June. 25, 20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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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한 영국은 EU와 각종 규제 및 관세, 이동 등에 관한 협상을 앞으로 2년 동안 벌이게 된다. 협상의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협상 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EU 탈퇴가 확정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가급적 빨리 EU에 탈퇴 의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U에 탈퇴서가 접수되면 회원국 탈퇴에 관한 EU 조약 50조가 사상 처음으로 발동된다. BBC는 “먼저 비공식 협상을 통해 양측이 이견을 좁힌 뒤 이르면 올해 늦여름부터 50조의 효력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부터 영국의 탈퇴 협상과 영국과 EU의 관계 재정립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0조에 따라 영국은 2년 내에 다른 EU 회원국들과 관세, 규제, 국가 간의 이동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양자 무역협정,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유럽경제지역(EEA) 등 다양한 무역제도와 영국의 관계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이 EU와 거래할 때 적용되는 세금 면제나 감면, 규제 단일화 등 민감한 경제 제도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수십 년간 내용이 늘어난 8만여 쪽의 EU 협정을 일일이 따져보는 지난한 작업이 불가피하다.

 약속된 2년의 협상 시간이 끝나면 영국의 EU 탈퇴가 자동으로 확정되지만 양측이 모두 동의할 경우 협상 연장과 함께 탈퇴도 연기될 수 있다. 영국은 다른 27개 EU 국가들과 일일이 재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국이 공식적으로 EU를 벗어날 때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의 탈퇴 협상이 장기화되면 정치 환경 변화로 브렉시트 재투표 여론이 고개를 들 수도 있다. 다른 EU 국가들이 영국에 거액의 탈퇴 비용을 요구하거나 영국의 2020년 총선에서 ‘EU 잔류파’가 승리할 경우 재투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영국이 마음을 바꿔 EU에 남겠다고 번복해도 일단 50조가 발동된 뒤에는 다른 EU 국가들이 모두 잔류에 찬성해야 잔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영국의 브렉시트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