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유인태 “나같은 꼰대도 필요한데…”

Posted February. 26, 2016 07:32,   

Updated February. 26, 2016 08:06

日本語
 더불어민주당 유인태 의원(사진)은 25일 오전 1시경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같은 당 의원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지켜보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 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로부터 4·13총선 공천 배제(컷오프) 통보를 받은 사람 같지 않았다.

 유 의원은 24일 오후 통보를 받자마자 바로 보도자료를내고 “수용하겠다”고 했다. 보좌진이 말렸지만 “당에 도움이 된다면 뭐…”라며 듣지 않았다. 이날 오후 11시경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홀가분해 보였다. 저녁에 반주를 몇 잔 걸쳤다고 했다. 유 의원은 “아내가 이번에 출마하지 말라고 했어. 나도 나이(68세)도 있고 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하반기에 당이 혼란에 빠지면서 (불출마 선언) 타이밍을 놓쳐 버린 거지”라고 했다. 유 의원은 컷오프 소식을 이날 오전 홍창선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장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과거에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올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그는 “뭐 서운하거나 그런 건 없어. 그런데 당이 혼란스러울 때는 나 같은 ‘꼰대’도 당에 좀 필요하긴 한데…. ‘어른 같지 않은’ 어른 말고 ‘어른 같은’ 어른이 말이야”라며 마음 한편의 서운함도 드러냈다.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던 유 의원은 문희상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서는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건 당에 리더십이 없다는 걸 뜻하지”라며 목소리를 잠시 높였다. 문 전 대표를 지칭한 건지, 김종인 대표를 뜻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경선 경험이 없어서 여론조사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어. 당원들한테 여론조사 전화 꼭 받으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거의 안 받았더라”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평가 항목 중 가장 비중이 큰(35%) 여론조사 점수가 컷오프 요인이 됐을 거라는 의미였다. 자정 무렵 그는 “그래도 친노(친노무현) 날렸으니 호남에서는 좋아하겠지?”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