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같이 정치권 강타한 북핵실험 여야 느끼는 바 없나

19대 국회의 임시국회 폐회 전날인 어제 북의 4차 핵실험이 일으킨 인공지진이 여의도의 지각을 흔들었다. 북한이 원자폭탄으로부터 핵무력 발전에 보다 높은 단계라고 언급한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할 때까지 우리는 대체 뭘 하고 있었던가.

북의 핵실험 발표를 보고서야 화들짝 놀랄 정도로 대한민국을 뒷걸음질치게 주범이 바로 정치권이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굳건한 안보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국가경쟁력에서 나온다. 19대 국회는 사사건건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아왔다.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는 달리 붙여진 게 아니다. 통절한 반성문을 내놓아도 시원찮을 여야는 어제 북한을 규탄하는 의례적인 성명만을 냈다. 다만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정치권도 남남() 갈등의 요소를 줄여야 한다고 했을 뿐이다.

정쟁으로 지샌 여야는 오늘 임시국회의 문을 닫는다. 경제활성화법안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는 또 다시 물 건너가게 됐다. 선거구획정안도 마련하지 못해 정치신인에게는 20대 총선이 최악의 불공정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총선이 끝난 후 대거 선거무효소송이 쏟아진다면 어쩔 것인가.

경제위기에 안보위기마저 겹친 지금이야말로 여야는 정쟁을 중단할 때다. 그렇다고 해오던 여야 협상마저 손을 놓아버리면 경제활성화는 더욱 멀어지고, 선거 불공정은 더 심화된다. 얄팍한 정파적 계산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쟁점현안을 타결해야 한다. 국회 문을 닫을 때까진 아직 하루가 남았다. 오늘 타결 못하면 조속히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매듭을 지어야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부터 말 그대로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