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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국빈만찬서 오렌지색 저고리로 친근함 표시

박 대통령, 국빈만찬서 오렌지색 저고리로 친근함 표시

Posted November. 07, 201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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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이 좋아하는 오렌지색으로 품격과 친근함을 동시에.

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도 패션을 통해 색()의 정치를 선보였다.

이번 순방 일정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된 행사인 5일(현지 시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 국빈만찬에선 오렌지색 한복 저고리로 맵시를 뽐냈다. 4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도 밝은 오렌지색 재킷을 선택한 바 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색채 심리학적으로 오렌지색은 친근한 이미지를 내는 데 효과적인 색이라며 유럽에선 왕족들이 즐겨 쓰는 고급스러운 색 중 하나이기도 해 품격과 친근함을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오렌지색 속에는 한국 전통의 감성도 녹였다.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는 특히 한복 저고리는 진한 오렌지색이라기보다는 향토적인 느낌이 가미된 꽃담황토색이나 귤색과 유사하다며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오렌지색에 한국 전통의 색감을 은근히 반영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 한복은 박 대통령 취임식 및 해외 주요국 방문 시 한복을 지은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김 디자이너 측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가을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홍시의 색감을 녹인 것이라며 여러 가지 꽃문양을 수놓은 연분홍색 치마와 어우러져 한국의 풍요로운 가을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 한복과 함께 연한 오렌지색을 띠는 산호꽃모양 귀고리를 매치했다.

5일 영국 런던 버킹엄궁 인근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 때 입은 짙은 감색 재킷에 대해서는 패션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간 교수는 이번에 입은 감색은 영국에서 가장 클래식한 색 중 하나로 꼽히는 로열블루와 유사하다며 영국인들의 정서를 고려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 패션 전문가는 밝은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영국 여왕과 비교해 너무 딱딱하고 위축된 느낌이라고 비평했다.

한편 영국 프랑스 등 패션 선진국을 방문하는 자리인데도 미국 및 중국 방문 때보다 패션이 소박해진 느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