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딸랑딸랑-따끈따끈 정보의 유혹 떨쳐라 (일)

딸랑딸랑-따끈따끈 정보의 유혹 떨쳐라 (일)

Posted December. 24, 2012 08:43,   

日本語

20092011년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와 함께 이명박 정부 내에서는 북한 붕괴 임박론이 정설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김 전 위원장이 사망했지만,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 승계는 순조롭게 이뤄졌고 여전히 북한 체제는 건재하다.

안보 관련 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이 머지않아 망할 수 있다라는 보고를 받아 그렇게 판단한 측면이 있다. 정세를 오판한 중대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에서 확인되지 않은 대북 첩보가 난무한 것도 정보 사령탑의 전문성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북 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어느 때보다 긴박해지는 상황에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무엇보다 국정원장 인선에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외 정세를 망원경과 현미경을 갖고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관은 국정원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보의 정치화 막을 통찰력

딸랑딸랑 정보와 따끈따끈 정보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통찰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전 국정원 고위 간부 A 씨에게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원장이 갖춰야 할 자격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딸랑딸랑 정보는 정권의 국정 운영 방향과 정책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해 주는 거고, 따끈따끈 정보는 정권의 관심사만 보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의 북한 붕괴론이 딸랑딸랑 정보와 따끈따끈 정보에 의존한 정보 관리 실패 사례다. 대북 강경책을 썼던 이명박 대통령의 입맛에 딱 맞는 보고였던 것이다.

A 씨는 이런 정보만 판치게 되는 상황을 정보의 정치화라고 규정했다. 특히 북한 정보에서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국정원장은 한반도 정세를 편견 없이 균형 있게 볼 식견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국정원장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북정책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수정 의견을 낼 수 있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현 정부의 국정원은 김정은 체제의 미래, 한반도 주변 환경의 변화, 통일과 같은 거시적 트렌드를 분석할 정보를 생산하지 못한 채 현안에만 급급했다라며 한반도에 닥칠 위기 요인을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