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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아버지는 악마였다

Posted November. 23, 20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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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이 떨어지는 지적장애인들을 입양해 학대하고 국가에서 지급하는 생활비를 착취하면서도 자신을 천사 아버지라고 선전한 70대의 악행이 드러났다.

장진남 씨(71)는 1964년 제대한 후 길가에 버려지거나 부모가 데려온 장애아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때 입양신고가 아닌 출생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1986년까지 총 21명을 호적상 친자식으로 입적시켰다. 그가 1989년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돼 9개월간 수감됐다 나오니 서울 강서구에 있던 집이 무허가라는 이유로 철거됐고 장애아들은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그중 6명을 장애인 시설 등에서 찾아낸 그는 이들을 데리고 1997년부터 강원 원주시의 한 깊숙한 산 속에 정착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장 씨의 악행이 시작됐다. 그는 자신과 부인이 사는 곳과 떨어진 곳에 무허가로 움막을 짓고 하나님의 법인 사랑의 집이라는 현판을 붙여 자신이 데리고 있는 장애인 6명을 모두 그곳에서 지내게 했다. 고된 일을 못 견디고 도망치려던 A 씨(38지적장애 1급)를 붙잡은 그는 발바닥과 몸 여러 군데를 몽둥이로 때렸고 나머지 장애인도 왜 보고만 있었느냐며 때렸다. 그리고 ### A 씨의 양팔과 손등, 심지어 손가락에까지 지적장애 1급, 연락처 010--, 장애인이라는 문구와 A 씨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다. 장애인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렸고 이 중 2명은 ##년## 병원에서 숨졌다. 장 씨는 10년이 넘도록 시체를 병원 시체안치실에 놔둔 채로 의료진의 과실로 죽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장 씨는 1988년과 1994년 두 차례 방송에 미담사례로 소개돼 천사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장애인들을 데리고 교회에 설교하러 다니며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챙겼다. 2명의 사망신고도 하지 않아 6명 앞으로 나오는 매월 178만 원의 국가보조금은 생활비로 썼다.

이 같은 악행이 알려져 경찰이 조사하니 장애인들은 설사와 혈변, 빈혈, 피부질환, 빈뇨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은 3746세였지만 노인처럼 허리가 굽어 있었고 한 여성 장애인은 치아가 하나도 없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검찰에 장 씨의 폭행성추행횡령 등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성규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