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이해찬•박지원•새누리당이 안철수 키우는 꼴

[사설] 이해찬•박지원•새누리당이 안철수 키우는 꼴

Posted July. 26, 2012 07:43,   

日本語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안 원장도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에서 (정치) 경험 부족은 단점이지만 낡은 체제와 결별해야 하는 시대에 (정치 같은) 나쁜 경험이 적다는 건 오히려 다행이라고 썼다. 19대 국회 개원에 앞서 쇄신을 외쳤던 여야 정치인들이 여전히 특권을 지키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면 정치 경험과 구태()의 정도는 정비례하는 게 아닌가 싶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7월 임시국회 회기(8월3일)가 끝나면 바로 다음날에 8월 임시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과 관련된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체포를 막기 위한 방탄 국회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지원을 받아 의원 불체포특권 뒤에 숨는 구태 정치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지난 총선 직후 사람도, 정책도, 이름도 바꾸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오늘에 왔다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변화를 위한 쇄신 노력을 국민이 바라는 수준까지 계속하겠다고 다짐하더니 공수표를 날렸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국회 쇄신 1호로 결정했던 쇄신파 의원들은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을 앞장서 부결시켰고 정두언 출당론은 쑥 들어갔다. 대법관 임명안 처리가 지연되는 데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놓고 야당과 씨름을 벌이는 것도 18대 국회와 달라진 게 없다. 안 원장이 한때 종인 새누리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에게 국회의원은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왜 (내게 의원부터 하라고) 권하느냐고 말했던 그대로가 아닌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염증은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23, 24일 실시된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양자구도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을 48.3% 대 45.2%로 앞섰다. 책 출간과 방송 오락프로 출연의 덕을 본 측면도 있지만 안 원장의 고공행진은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 다자구도에서도 전날보다 4.5% 포인트 오른 28.2%로 박 의원(32.0%)을 바짝 따라 붙은 반면 문재인 의원은 하락 추세다. 기성 정치에 몸을 담은 문 의원 역시 짐작이 간다는 실망 투매의 느낌도 든다. 당리당략, 사리사욕 챙기기에 몰두하는 낡은 정치가 정치지도자로서 자질과 능력이 검증되지도 않은 생짜 신인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