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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틀린 생존전략

Posted December. 30, 20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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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왕따를 안 시키면 되레 왕따를 당할 것 같아서요.

경기도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인 이모 양(16)은 급우들에게 극심한 언어폭력을 행사해 10월 경찰 조사를 받았다. 말끝마다 욕설은 기본에 공부 잘하면 잘난 척한다, 얼굴이 예쁘면 노는 오빠들한테 몸을 대줬다는 등의 소문을 주도적으로 퍼뜨렸다. 이 양이 집요하게 괴롭힌 학생 중 2명은 학교를 쉬고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이 양도 초등학교 때부터 5년 넘게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 이 양은 오랫동안 따돌림을 당하면서 많이 위축돼 있었는데 나보다 못나 보이는 아이들을 먼저 왕따시키니까 다른 애들이 더는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들을 향한 악의적인 뒷담화는 잠시 이 양의 자존감을 높여줬지만 바로 그 때문에 이 양은 또다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전방위 악플러라는 새로운 낙인이 찍히면서 이 양은 교실에 감기가 돌면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지목당했고 인근 학교 남학생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악소문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 양은 우울증에 시달리다 이달 들어 학교를 거의 나가지 못했다. 이 양은 한 명이 왕따로 정해지면 다들 군중심리에서 앞다퉈 괴롭힘 경쟁을 한다며 누군가를 괴롭히면 자기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광영 강유현 neo@donga.com yhkang@donga.com